1965년 10월 26일, 대영제국훈장 받으러 가던 날
<에디터 이재우>1960년대 영국은 ‘스윙잉 런던’(Swinging London: 활기찬 런던)이라는 하류문화가 성행했다. 음악으로는 그 중심에 비틀즈(Beatles)가 있었다. 멤버들은 존 레논(1940년생), 폴 매카트니(1942년생), 조지 해리슨(1943년생), 링고 스타(1940년생).
전성기를 구가하던 그들에게 영예로운 순간이 찾아왔다. 1965년 10월 26일의 일이다. 비틀즈의 네 멤버들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대영제국훈장 (MBE:Most Excellent Order of the British Empire) 메달을 받기 위해 버킹엄 궁전으로 향하고 있었다.
대중문화 스타들이 대영제국훈장을 받는 일은 극히 이례적이었다. 같은 시기 미니 스커트의 창시자인 디자이너 메리 퀀트(Mary Quant)도 훈장을 받았다.
당시 존 레논의 기분을 짐작하고도 남을 만한 멘트가 전해진다. 레논은 한 신문 기자에게 “우리는 지금 예수 그리스도보다 더 유명하다”(We're more popular than Jesus Christ right now.)고 말했다.
1969년 11월 26일, 대영제국훈장 반납하던 날
존 레논은 이 영예로운 훈장을 영원히 간직하지 않았다. 훈장 수여 4년 뒤 반납했다. 1969년 11월 26일의 일이다. 레논은 운전사 안토니(Anthony)에게 자신을 키워준 이모 미미의 집에 가서 메달을 갖고 오게 했다.
그러곤 ‘폐하, 다음과 같은 영국의 국제적인 사건 개입(베트남전 참전, 나이지리아 문제 등)에 저는 반대를 하며 훈장을 반납합니다.(Your Majesty, I am returning this M.B.E. in protest against Britain’s involvement~)라는 내용의 편지와 함께 그 메달을 버킹엄 궁전으로 되돌려 보내라고 지시했다.
존 레논이 아니고서야 누가 이런 일을 감히 할 수 있겠는가. 전설의 그룹은 결성 10년 만인 1970년 4월 공식 해체됐다. 해체의 원인을 두고, 지금까지 해체 당사자로 폴 매카트니가 지목됐었다. 그가 일방적으로 해체를 선언했다는 것이다. 매카트니는 그때의 상황에 대해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most difficult period of my life)라고 회상했다.
그런 매카트니가 최근 영국 BBC 라디오4 프로그램에 출연해 팀 해체의 원인이 존 레논의 결정 때문이라고 밝혔다. 매카트니는 인터뷰에서 “존이 아내인 요코와 함께 새로운 삶을 살기를 원했다”며 “그것이 비틀스가 해체하게 된 진짜 이유”라고 말했다.
레논 생일날...팀 해체 51년 만의 ‘매카트니 고백’
영국 일간 가디언은 라디오4의 인터뷰를 인용해 ‘해체를 원했던 건 존 레논(‘It was John who wanted a divorce’)이라고 보도했다. 매카트니는 “존이 강압적인 이모 미미에 의해 키워졌기 때문에 항상 존은 집단에서 벗어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매카트니 입장에선 51년 만에 자신을 따라다니던 의심의 꼬리를 자른 셈이다. 하지만 진실은 알 길이 없다.
팀 해체 10년 뒤인 1980년 12월 8일, 존 레논은 아내 오노 요코와 함께 뉴욕 아파트 건물로 향하던 중 총격범 마크 데이비드 채프먼(Mark David Chapman)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며칠 전인 10월 9일은 그런 존 레논의 생일이었다.
아직까지 살아 있다면 그의 나이 81세. 이날 폴 매카트니는 트위터에 “생일 축하해 존”(Happy Birthday John)이라는 글을 올려 친구를 추모했다. 비틀즈 해체 51년, 둘은 가고 둘만 남았다. 조지 해리슨은 2001년 폐암으로 사망했고, 폴 매카트니와 링고 스타는 여전히 건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