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한줄 어록/ 상대의 발밑을 비춰주라
CEO 한줄 어록/ 상대의 발밑을 비춰주라
  • 에디터 이재우
  • 승인 2023.02.28 12: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름: 사카마키 히사시(酒巻 久) 
▶경력: 캐논전자 회장
▶태생: 도치키현 
▶생몰년도: 1940~

<에디터 이재우> 캐논전자의 사카마키 히사시 회장은 ‘랜턴 이론’(Lantern Theory)에 주목한다. 그러면서 그는 “상대의 발밑을 비추는 사람이 출세한다”(相手の足下を照らす人が出世する)고 힘주어 말한다. 여기서 ‘발밑’은 상대자나 부하직원들이 처한 상황을 말한다. 한 마디로 상대(또는 부하직원)의 마음을 읽어주고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사카마키 히사시의 말을 들어본다. 

“나는 지금까지 부하직원들을 대할 때 걱정하는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기본적으로 칭찬하고 자신감을 갖게 해줍니다. 괴롭히는 말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들의 단점을 고쳐주기 보다는 장점을 늘리게 하는 일이 더 빠릅니다. 부하가 쓸쓸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면 일단 신경을 써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 마음을 읽을 수 없으면 좋은 관리자가 될 수 없습니다. 이를테면 어두워지면(어려운 상황에 처한) 상대의 발밑을 랜턴으로 비춰주는 관리자가 출세합니다.”(일본능률협회 인터뷰/ 책 ‘캐논, 대담한 개혁’)

캐논전자엔 ‘승진을 위한 9가지 조건’이 있다고 한다. 그 중 ‘사원의 노력을 도와야 한다’는 항목이 있다. 이는 ‘상대의 발밑을 비추는 사람’을 의미한다. 진정한 리더(또는 관리자. 경영자)라면 혼자만 달려서는 안된다. 

우주산업으로 진화하는 캐논전자
카메라 메이커의 대명사 캐논전자(Canon Electronics)는 현재 우주산업에 집중하고 있다. 2017년 6월 소형위성 CE-SAT-Ⅰ(Canon Electric Satellite 1)을 쏘아올려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캐논전자의 광학기술을 위성 개발에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또 캐논전자의 자회사 스페이스원(スペースワン)은 2019년 11월, 일본 최초의 민간 로켓 발사장 기공식을 열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렇게 캐논전자가 우주산업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그 뒤에는 사카마키 히사시(酒卷 久) 현 회장이 있다. 

도치기현 출신(1940년생)인 사카마키 히사시가 시바우라공업대학(전자공학과)을 졸업하고 캐논에 입사한 건 1967년이다. 연구개발부서를 시작으로 기획, 사업부 등을 거쳐 1996년 생산본부장(상무)을 맡았다. 

“치치부(秩父)에 가주지 않겠나?”
캐논 본사의 미타라이 후지오(御手洗富士夫) 사장이 사카마키 히사시 상무(생산본부장)를 자회사 캐논전자 사장으로 발령낸 건 1999년 3월이었다. 캐논전자 공장은 도쿄 근교인 사이타마현 치치부에 있다. 

캐논전자의 사카마키 히사시 회장

캐논전자의 전신은 시계 만들던 회사
카메라, 비디오 정밀부품, 스캐너, 레이저 프린터 등을 만들던 캐논전자의 전신은 시계제조사였다. 치치부의 츠루마키 시계점 에이코사(鶴券時計店英工舍). 1950년 도산한 이 회사를 흡수한 게 캐논이다. 1954년 캐논의 생산 자회사 ‘치치부 에이코사’로 설립되었고, 1965년 상호를 캐논전자로 바꾸게 된다.  

1999년 당시 캐논전자는 큰 적자 상태였다. 본사는 자회사 회생을 사카마키 히사시 상무에게 맡겼다. 캐논전자의 전임 사장은 사카마키가 본사에서 모셨던 상사였다. 그 상사는 “캐논전자를 재건할 사람은 사카마키 밖에 없다”고 미타라이 후지오 본사 사장에게 진언했다고 한다. 

사카마키 히사시가 캐논전자의 사장으로 취임하던 그해 캐논전자의 경상이익률은 1% 정도에 불과했다. 취임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불필요한 공간, 불필요한 공정을 없애는 일이었다. 대표적인 것이 의자 없는 사무실. 꼭 필요한 부서를 제외하곤 의자를 치워버렸다. 

사장 취임하면서 ‘의자 없애는 개혁’
시간을 많이 잡아먹던 회의도 서서(입식 회의) 했다. “아이디어 자체는 앉아 있으나 서 있으나 별 차이가 없지만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스피드는 서 있는 편이 30% 정도 빨랐습니다.” 의자가 없는 건 사장실도 마찬가지였다. 

사카마키 사장은 “의자를 없애면서 풋워크(foot walk)가 개선되었으며, 그 결과 사원들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해져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제1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사카마키 사장은 ‘무엇이든 반으로 줄이자’는 TSS ½ 프로그램을 가동했다.(TSS=Time, Space& Saving) 실행 초기 사원들의 불만도 컸지만 도입 4년 만에 목표를 달성했다. 이를 바탕으로 2003년부터는 TSS ¼ 운동을 실시해 경영 개선에 나섰다. 

그렇게 회사의 불필요한 ‘묵은 때’를 벗겨내면서 취임 6년 만에 이익률 10%를 초과하는 고수익 기업으로 변모했다. 사카마키 사장은 그러면서도 불필요한 인원 감축이나 해고는 일절 하지 않았다. 사원들, 관리자의 ‘발밑’을 잘 살핀 덕분이었다. 

캐논전자는 올해 3월, 경영체제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사카마키 사장을 회장으로 승진시켰다. 입사 32년 만에 조직의 톱(사장)에 올랐던 그는 회장에 취임하면서 회사의 ‘새로운 먹거리’인 우주 비즈니스에 집중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