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한줄 어록/ 지금 하고 있는 걸 뒤집어 보라
CEO 한줄 어록/ 지금 하고 있는 걸 뒤집어 보라
  • 에디터 이재우
  • 승인 2022.07.01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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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오사무(鈴木修) 전 회장은 "지금 하고 있는 것을 전부 뒤집어 보라"라는 어록을 남겼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름: 스즈키 오사무(鈴木修)
▶경력: 스즈키 전 사장 겸 회장
▶태생: 기후현
▶생몰년도: 1930년~(현 91세)

<에디터 이재우> 한 기업(또는 작은 사업, 장사)이 경영 위기에 빠졌다고 가정해 보자. 서둘러 돌파구를 찾는 게 급선무다. 하지만 위기의 원인 찾기가 쉽지 않다. 경영자는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스즈키 오사무(鈴木修)라면, 그 경영자에게 이런 조언을 할 지도 모르겠다.

“지금 하고 있는 것을, 전부 뒤집어 보라.”(今やっていることを、全部ひっくり返してみよ。)

경차 메이커 스즈키 photo=스즈키 페이스북

현상황을 그대로 유지한 상태에선 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얘기다. 반대로, 이 말은 기업이 잘 나갈 때도 적용된다. 위기는 늘 도사리기 마련. 딜레마에 빠질 경우를 대비해 판을 뒤집을 수 있는 ‘눈’을 평소에 갖춰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스즈키 오사무(鈴木修·90). 43년 동안 그의 눈과, 손과, 입은 쉴 틈이 없었다. 철저하고도 지독한 현장주의를 내세웠던 그는 평소 “공장 시찰을 다른 임원에게 맡길 생각은 털끝 만큼도 없다”(工場視察をほかの役員に任せるつもりは毛頭ない。)고 말하곤 했다. 

스즈키 오사무 전 회장은 지독하리 만큼 '철저한 현장주의자'로 유명하다.  photo=스즈키 페이스북

지독하게 현장주의 강조했던 스즈키 오사무
공장 시찰 때 마다 수많은 개선점을 지적해야 속이 풀렸다. ‘생산 현장’이야말로 그가 진정 사랑하는 직장이었다. 생산을 넘어 영업, 개발 모든 분야에 강력한 원맨 카리스마를 발휘했다. 스즈키를 세계적인 소형차(모터사이클) 메이커로 키운 스즈키 오사무(鈴木修) 전 회장에 대한 설명이다.

그런 스즈키 오사무가 경영일선 퇴임을 발표한 건 2021년 2월이다.(회장에서 물러나 상담역) 1978년 스즈키 사장으로 취임한 그는 인도 진출을 주도하는 등 40여 년간 경영 지휘를 맡았다. 2000년 회장 겸 CEO에 취임했고, 2016년에는 CEO 자리를 장남인 스즈키 도시히로(鈴木俊宏)에게 물려줬다. 

스즈키 오사무가 퇴임 결단을 내린 건 세계 자동차 산업이 일대 전환기에 돌입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자동차업계 톱인 도요타 자동차의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 사장은 그런 상황을 ‘100년 만의 대변혁기’라고 표현했다. 세계 자동차 산업은 커넥티드(Connected), 자율주행(Autonomous), 공유(Sharing), 전동화(Electric)의 이니셜을 딴 ‘CASE’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빠르게 가속도를 높이고 있었다. 

스즈키 오사무 전 회장(왼쪽에서 두번 째)은 미국 GM과 오랜 협력 관계를 유지했다.  photo=스즈키 페이스북

데릴사위 양자로 뜻밖에 사장 자리 맡아
시계를 1958년으로 되돌려 본다. 마츠다 오사무(松田修)라는 사람이 있었다. 기후현 태생으로 주오대(中央大) 법학과를 졸업한 그는 은행에 첫 발을 들여놓으면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그런데 대학 졸업 5년 후인 1958년, 은행원이던 그의 인생에 일대 큰 변화가 찾아왔다. 스즈키 자동차의 실질적 창업주인 스즈키 슌조(鈴木俊三)의 데릴사위가 된 것이다.

마츠다 오사무는 스즈키 슌조의 장녀와 결혼해 ‘사위양자’가 됐고, 그의 이름은 마츠다 오사무(松田修)에서 스즈키 오사무(鈴木修)가 되었다. 그런 그에게 또 다른 큰 변화가 닥친 것은 1977년 무렵이다. 

창업자인 스즈키 미치오와 2대 회장인 스즈키 슌조 등 주요 경영자들이 잇따라 병으로 쓰러지는 바람에 뜻밖에 사장 자리에 오르게 된 것이다. 입사 20년이 지난 1978년의 일이다. 그는 당시 사장 자리를 맡으면서 “등골이 오싹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스즈키자동차공업’이란 이름을 현재의 스즈키로 바꾼 건 1990년이다. 

해외의 스즈키 부스  photo=스즈키 페이스북

“우물을 파려면 제일 먼저 파야 한다”
스즈키 오사무의 현장 관리는 지독했다. 경차는 이익을 남기기가 어렵기 때문에 생산원가 절감이 생명이다. 오사무 회장은 공장 바닥에 나사 하나가 떨어져 있으면 “공장 바닥에 돈이 떨어져 있다”며 한 푼의 돈도 허투루 하지 않았다고 한다.

효자 상품 알토(Alto:라틴어로 높다는 뜻의 altus에서 따왔다)를 중심으로 서서히 경차 시장을 접수해 나갔다. 스즈키의 역사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게 인도 진출이다. 오사무 회장은 “우물을 파려면 제일 먼저 파야 한다”(井戸を掘るなら真っ先に掘れ。)며 일본 자동차 메이커 중 가장 먼저 인도 시장에 눈을 돌렸다. 

사장 4년 차이던 1982년(당시 52세), 스즈키는 자동차 기업으로서는 일본에서 꼴찌였다. 그래서 그는 “국내에서 1등하기 어렵다면 해외에서 하자”고 마음 먹었다. 인도 정부와 공동으로 합작사‘ 마루티 우도요그’(후에 스즈키 마루티 인디아)를 설립하면서 인도 시장에서 경이적인 점유율을 기록했다. 

오사무 회장은 미국 GM과 협력 관계를 맺으면서 ‘20년 맹우’(盟友)을 유지했다. 그런 그는 GM를 넘어서기 보다는 그 틈새를 이용했다. 다음은 곱씹어 볼 그의 말이다. 

“GM은 큰 고래입니다. 반편, 스즈키는 송사리보다 작은 모기 같은 존재입니다. 송사리라면 고래에 먹혀 버릴지도 모릅니다만, 작은 모기라면 정작 중요할 때 하늘 높이 날아올라 갈 수 있습니다.”
원문: GMは大きな鯨です。一方、スズキは、メダカよりも小さな蚊のような存在です。メダカなら鯨に飲まれてしまうかもしれませんが、小さな蚊なら、いざというときには空高く舞い上がり、飛んでいくことができま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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