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 영화연구가의 식지 않는 ‘시네마 데카메론’
팔순 영화연구가의 식지 않는 ‘시네마 데카메론’
  • 에디터 이재우
  • 승인 2022.05.26 23: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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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화 영화연구가가 인천 미림극장에서 '시네마 데카메론' 강연을 하고 있다. 

영화연구가 정종화의 영화 열정
그는 노익장이란 말을 싫어한다. 영화 열정만큼은 어느 청춘 못지 않고, 비상한 기억력은 어느 박사도 따르지 못한다. 그런 그의 열정은 머리 속에만 있는 건 아니다. 팔순을 훨씬 넘겼지만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년 넘게 시네마팬들과 만나고 있는 것.
 
‘충무로의 걸어 다니는 영화사전’으로 불리는 영화연구가 정종화. 그는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 인천 미림극장(대표 최현준)에서 ‘시네마 데카메론’이라는 테마로 영화 강연을 해오고 있다. 코로나로 일상이 스톱됐지만, 강연은 한 번도 건너뛰지 않았다. 코로나도 막지 못한 강연자(스토리텔러)와 팬들의 만남이었다. 
 
그가 2년 동안 영화팬들을 붙들어 둘 수 있었던 건 해박함을 넘어 깨알 같은 영화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해 주는 입담이 있었기 때문이다. 5월 26일은 정종화 연구가의 ‘시네마 데카메론’ 강연 2년 째 되는 날이다. 2년을 넘긴 정 연구가의 얼굴은 밝아 보였고, 의욕에 넘쳤다. 그는 강연에 앞서 이렇게 말했다. 

정 연구가의 '시네마 데카메론'은 코로나에도 2년 동안 한번도 건너뛰지 않았다. 

인천 미림극장서 ‘시네마 데카메론’ 2년 강연
“재작년 5월 28일 시네마 데카메론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한 번도 빠진 적이 없었죠. 오늘이 26번 째 강연입니다. 오늘 강연이 특별한 만큼, 저는 2년 전 복장을 그대로 입고 나왔습니다. 2년 동안 320여 편의 영화를 소개했던 것 같습니다.”

정종화 연구가는 강연에 앞서, 최근 별세한 배우 강수연과의 개인적 인연을 털어놓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강수연 배우는 그동안 42편의 영화에 출연했습니다. 데뷔작 ‘핏줄’(1975)에서 아역으로 나왔고고, ‘별 3형제’(1977년)에서는 방정환을 돕는 처녀로 출연했지요. 당시 이 영화는 영화사에서 일하던 제가 기획했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최근 별세한 강수연 배우 이야기를 하면서 출연작 '도화' 포스터를 공개한 정 연구가. 

배우 강수연과의 개인적 인연 털어놓아
정 연구가는 말을 이어가면서 거의 공개된 적이 없는 포스터 한 장을 선보였다. 강수연 출연작 ‘도화’(1987)라는 작품이다. “서둘러 막을 내리면서 이런 영화가 있었는지, 여기 있는 여러분들도 모르실 겁니다.” 정 연구가는 “평소 강수연에게 출연작 사진(포스터)들을 페이스북을 통해 모두 전달했다”며 “무척 친하게 지냈다”고 덧붙였다. 

1시간의 강연이 끝나고, 특별한 행사가 이어졌다. 극장 측에서 마련한 공로패 전달식. 2년 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강연해 준 정종화 연구가의 고마움과 노력을 극장 측이 공로패에 담았다. 

미림극장 최현준 대표가 2년 동안 강연의 고마움을 공로패에 담아 정 연구가에 전달했다. 

2년 강연 감사의 마음 담은 공로패 전달식
“정 연구가는 제 팔순 잔치도 미림극장에서 마련해 주었기에 미림극장과 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지원해 준 최현준 대표에게 감사드립니다. 제 강연의 원천은 ‘기록’과 ‘자료’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여기 오신 영화팬들에게 영화와 배우 스토리를 전해드릴 수 있는 겁니다. 그동안 꾸준하게 시네마 데카메론 강연에 참가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강연은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공로패 전달식 이후 간단히 다과모임이 이어졌다. 강연은 끝났지만 영화 이야기는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에디터 이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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