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젊은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이태원 참사 젊은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 재팬올(japanoll)
  • 승인 2022.10.31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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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청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합동 분향소.

이게 정녕 '나라'인가 싶다. 이러고도 우리는 정녕 '어른'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싶다.

156명의 젊은 청춘들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이태원 참사는 한심한 ‘나라 꼴’을 보여준 안타깝고도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전쟁 중인 나라(우크라이나)의 대통령이 오히려 위로의 말을 전해 올 정도이니 부끄러울 따름이다. 

누군가의 아들, 딸, 누군가의 언니, 오빠, 동생, 누군가의 친구, 연인들. 좁은 골목길에서 절규하며 고통을 느꼈을 청춘들을 생각하면 우리 모두를 포함해 온국민들의 가슴이 먹먹하고 멍이 들 정도다. 세월호의 긴 상처가 여전히 아물지 않은 국민들이 아닌가. 그 상처에 덧대어 또 다른 상처가 우리의 마음을 후벼팠다. 

돌이켜보자면 이 나라에선 산업현장에서부터 이번 참사 같은 군중의 일상까지 허망한 죽음들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가장 가깝게는 SPC그룹에서 일하던 20대 여성 근로자의 끼임사고로 온 국민들이 분노했다. 희생자는 어머니와 동생을 부양하던 ‘가장’이었다. 

1월로 거슬러 올라가면, HDC현대산업개발이 시행하던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가 발생해 6명이 숨졌다. 그 회사의 회장이 사임까지 발표했다. 이어 1월 말 중대재해법이 본격 시행됐음에도 △삼표산업 양주 채석장 매몰사고(3명 사망), △성남 판교 제2테크노벨리 건축현장 승강기 추락사고(2명 사망), △여수국가산업단지 폭발사고(4명 사망), △대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사고(7명 사망), △안성 물류창고 현장 붕괴사고(2명 사망) 등이 쉼없이 일어났다. 

한 가정의 가장, 아내의 남편, 아이들의 아빠들이 그렇게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이번엔 젊은 청춘 156명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분명한 건 이거다. 주최측이 없는 상황에서 벌어진 사고이긴 하지만, 행사장 관리를 소홀히 한 관할 행정기관과 그 윗선까지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참사가 되어서는 안된다.

비유가 적절할 지는 모르겠지만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를 차용하자면 이 나라는 ‘너무나 이상한 나라’일 따름이다.

이상한 나라에 살다 짧은 생을 마감한 희생자들에게 눈을 감고 조용히 명복을 빌고 또 빈다.(재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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