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평균(日経平均) 주가가 4일 4만엔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이날 주가는 개장 직후 직전 거래일보다 0.73% 오른 4만201엔을 기록했다. 종가는 전날보다 0.43% 오른 4만109엔으로 마감했다.
닛케이평균주가는 지난 2월 22일, 1989년 12월 29일 이후 34년 만에 최고치인 3만 8915엔 87전(銭)을 넘으며 3영업일 연속으로 최고치를 갱신했다. 그러면서 4만엔을 넘어선 것이다.
최근 일본의 실물경제와 주가는 반대로 움직이는 모순 현상을 보이고 있다.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계속하고 있고 실질임금도 하락하고 있다.
반면 올들어 일본의 주가 상승률은 미국보다 높다. 일본이 마이너스 성장을, 미국이 플러스의 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이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인데, 주가는 왜 계속 오르는 걸까. 우선 지금까지 중국으로 향하고 있던 투자가 중국 경제의 부진으로 일본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지금은 극단적인 엔화 약세라서 외국에서 일본에 투자할 경우 장래 엔고가 되었을 때 환차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그러나 이런 분석으로도 설득이 안된다는 게 중론이다. 기업들의 이익이 호조라고는 하지만 일부 대기업에 한정된 현상이다. 대기업을 봐도 과거에 비해 비약적으로 이익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럼 도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일부 전문가들은 분석하기를 “과거에 경험한 적이 있는 주가 수준은 언젠가는 다시 실현될 수 있다”고 투자자들이 믿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주식투자를 대중의 심리와 연결한 경제학자 케인즈의 ‘미인투표 이론’을 연상시킨다. 케인즈는 주식을 잘 했다. 그런 그는 주식투자를 인기투표로 승자가 결정되는 ‘미인대회’에 비유했다.
‘미인 투표 이론’은 투표로 미인을 뽑을 때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의 여인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미인이라고 생각하는 여성에게 투표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투자에 적용하면, 주식 투자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자신이 좋다고 생각하는 주식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앞으로 가장 많이 살 것 같은 주식을 조금 앞서 사는 걸 의미한다.
쉽게 말해 다수 투자자의 취향에 따라 주식이 거래되고 그 결과가 가격에 반영된다는 것이다. 단, 미인투표는 단기투자의 경우에 해당한다.
그런데 케인즈는 실제로는 장기투자가로 알려져 있다. 경제학 서적이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면서 경제학자로서의 명성이 퍼지기 시작했을 무렵, 그는 투자에 실패해 큰 빚을 안고 파산 직전까지 몰렸다는 일화가 있다. 그럼에도 그는 자산을 수십 배로 부풀린 것으로 전해진다.(에디터 김재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