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겸손(謙遜), 겸양(謙讓), 겸청(兼聽)하는 리더
발행인 칼럼/ 겸손(謙遜), 겸양(謙讓), 겸청(兼聽)하는 리더
  • 에디터 이재우
  • 승인 2023.01.04 2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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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픽사베이 이미지

좁게는 기업의 리더, 넓게는 국가의 리더는 모름지기 소통을 위해 두루 들을 줄 알아야 한다. 바로 ‘겸청’(兼聽)하는 자세다. 고대, 겸청을 강하게 주문했던 이로, 당나라의 위징(魏徵: 580~643)을 꼽을 수 있다. 

위징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당태종 이세민에게 직언을 서슴지 않았던 정치가였다. 이른바 ‘직간의 대명사’. 이세민은 자신의 반대편에 섰던 위징의 간언이 거슬렸음에도 귀를 열고 그의 말을 받아들였다. ‘소통’의 중함을 알았기 때문이다. 

겸청즉명(兼聽則明) 편신즉암(偏信則暗) 일깨워준 위징
628년 이세민이 위징에게 물었다. “어떻게 하면 밝아지고, 어떻게 하면 어두워지는가”라고. 밝아지는가는 명군(名君)을, 어두워지는가는 혼군(昏君)을 의미한다. 즉슨, 이세민은 어떻게 하면 명군이 되는가를 물은 것이다. 

이에 위징은 “두루 들으면 밝아지고(겸청즉명: 兼聽則明), 치우쳐서 믿으면 어두어집니다(편신즉암: 偏信則暗)”라고 대답했다. 이세민은 이런 위징의 말에 경청했다. 하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이세민은 초심을 잃고 말았다. 고구려 원정을 반대한 위징의 말 역시 듣지 않았다. 

정관의치(貞觀之治: 당태종의 치세)라는 황금기를 열었음에도 이세민은 초심을 저버리면서 스스로 무너졌다. 그럼에도 이세민은 그런 자신의 모습을 깨닫지 못했다. 소통, 겸청에서 멀어져간 리더의 반면교사라 할 수 있다. 

패막대우부자지(敗莫大于不自知), 여씨춘추 글에서 배워야
‘여씨춘추’(呂氏春秋)에 이런 말이 나온다. 패막대우부자지(敗莫大于不自知). ‘실패를 초래하는 이유로 자신을 모르는 것보다 큰 것은 없다’는 뜻이다. 모든 것이 내 탓인데 남 탓을 한다는 얘기다. 이세민이 그랬고, 당시 위정자들이 그랬고, 근현대의 많은 리더들이 그랬다. 

리더라면, 모든 잘못과 책임을 자신에게 돌릴 줄 아는 아량이 있어야 한다. 가까운 예로, 미국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은 집무실 책상 위에 ‘The buck stops here!’란 말이 쓰인 팻말을 놓았다. 이 문장은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뜻이다. 

트루먼의 ‘The buck stops here!’(책임은 내가 진다’)
2023년 계묘년 기업의 리더는 아랫사람과의 소통에 더 심혈을 기울일 것이며, 나라의 모든 리더는 모든 게 내 탓이라는 겸손, 겸양 더 나아가 겸청의 덕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이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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