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유명 서점이나 대학가 서점들의 책 배열과 레이아웃 스타일은 한국과는 좀 다르다. 놀랍게도 철학책들이 전면에 포진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본의 수재 학교 도쿄대도 다르지 않다고 한다. 도쿄대의 생협서적부(生協書籍部)에 따르면, 최고의 필독서는 미국 철학자 존 롤스의 ‘정의론’이라고 한다.
하버드와 MIT에서 가르친 존 롤스의 명저 ‘정의론’은 1971년에 일본어로 출간 됐는데, 오랫동안 품절 현상이 이어져 오고 있다고 한다. 공교롭게 도쿄대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은 존 롤스의 제자인 하버드대 마이클 샌델(Michael Sandel) 교수의 책이다.
한국에서는 ‘정의란 무엇인가’(원제 Justice)로 출간됐지만, 일본판의 제목은 ‘앞으로의 정의를 이야기해 보자’(これからの「正義」の話をしよう)이다. 2010년 4월~2017년 3월까지 7년 동안 베스트셀러 1위였다. 도쿄대생들이 가장 많이 읽은 2~5위 책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2위는 스탠포드대 티나 실리그(Tina Seelig) 교수가 쓴 ‘20세에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20歳のときに知っておきたかったこと)이다. 한국에서도 같은 이름으로 출간됐다. 원제는 What I Wish I Knew When I Was Twenty. 2010년 3월 일본에 번역 출간됐을 당시, 일본아마존 종합베스트 1위에 오르면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를 한방에 잠재웠었다.
3위는 뭘까. 경제잡지 기자로 일하다 스탠퍼드대로 유학 간 저자의 경험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사사키 노리히코.(佐々木紀彦) 제목은 ‘미국제 엔지니어는 정말로 대단한 건가.(米国製エリートは本当にすごいのか?) 미국 엘리트 교육에서는 경제학과 역사학을 중시한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4위는 월터 아이작슨(Walter Isaacson)의 저작. 2011년 출간된 스티브 잡스의 공식 자서전인 ‘스티브 잡스’(スティーブ・ジョブズ, 상)다. 월터 아이작슨은 미국 주간지 ‘타임’의 편집장을 지냈다.
끝으로 5위는 ‘스탠포드의 자신을 바꾸는 교실’(スタンフォードの自分を変える教室)이라는 제목의 책이다. 2012년 스탠포드대 건강 심리학 전문가 캘리 맥고니걸(Kelly McGonigal) 교수가 펴냈다. 원제는 The Willpower Instinct. 한국에서는 ‘왜 나는 항상 결심만할까’라는 제목으로 나왔다.
캘리 맥고니걸 교수의 또 다른 책 The Upside of Stress는 ‘스트레스의 힘’(2015)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에 번역출간 됐다.
1~5위까지 책 리스트를 보면서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발견했는가. 유독 스탠포드대 출신들의 책이 많다는 것이다.<재팬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