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로저스도 혀 내두른 일본 국가부채
짐 로저스도 혀 내두른 일본 국가부채
  • 에디터 이재우
  • 승인 2019.02.21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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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쳐=Youtube
짐 로저스 회장.사진=유튜브 캡쳐.

세계적인 투자가 짐 로저스(Jim Rogers) 로저스홀딩스 회장이 “시대의 변화에 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매체 도요게이자이 기고(2월 21일자) 글에서다.그는 이렇게 말했다.

<가장 중요한 건, 리듬(운율)을 밟으며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자신도 변화할 수 있도록 해 두는 것이다. 시대가 어떻게 변천됐는지를 피부로 느끼고, 그에 적응(순응)하는 것이다.>

짐 로저스 회장은 변화 적응의 필요성과 관련 “사람은 나이를 거듭할수록 변화에 적응(순응)하는 것이 어려워진다”며 “그러나 당신이 비록 40대에 이미 업무상의 지위를 확립했다고 하더라도, 변화를 거부 한다면 조만간 직업을 잃게될 것”이라고 했다.

그의 말 중 ‘리듬(운율)을 밟는다’는 표현은 원래 미국 작가 마크 트웨인이 남긴 명문장이다. 원문은 ‘역사는 그 자체로 반복되지는 않지만, 일정한 리듬에 따라 움직인다’.(History does not repeat itself, but it does rhyme)이다.

이를 일본어로 축약한 것이 ‘역사는 리듬(운율)을 밟는다’(歴史は韻を踏む)라는 문장이다. 역사는 똑같은 일이 간격을 두고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성격적으로 비슷한 것들이 자연의 리듬처럼 생겨난다는 뜻이다.

짐 로저스 회장은 시대 변화 적응 외에 한 가지를 더 강조했다. 그의 익숙한 화법인 “내가 만약 어느 나라의 몇 세라면…”이라는 ‘가정’을 통해서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만약 내가 10세의 일본인이라면, 일본을 떠나 다른 나라로의 이주를 생각할 것이다. 30년 후, 40세가 됐을 쯤에는 일본 부채가 현재 이상으로 부풀어 올라 눈 뜨고 볼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다. 도대체 누가 갚겠는가, 국민 이외에 뒷수습 할 사람이 없다.>

사실, 짐 로저스 회장은 우리에게 익숙한 사람이다. 그는 줄곧 한반도의 북한 투자를 강조해온 대표적인 해외 투자가다. 익히, 농업과 관광 그리고 교육사업을 '향후 일본 성장 3개 업종'으로 꼽은 바 있다.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 투자에도 큰 관심을 보인 짐 로저스 회장은 일찌감치 싱가포르로 이주해 살고 있다. 명분은 딸의 중국어 교육 때문이라고 한다.

이건 그렇다치고, 도대체 일본 정부의 국가 재정 상태가 어느 정도길래 짐 로저스 회장이 일본 경제매체를 통해 이렇게 호들갑을 떠는 걸까.

검색을 좀 해봤다. 미국 경제 통계 시각화 웹사이트인 하우머치닷넷(Howmuch.net)에서다.

하우머치닷넷 홈페이지에는 올해 1월 3일자로 ‘전 세계 정부 채무 시각화(Visualizing the State of Government Debt Around the World)라는 자료가 올라 와 있다. 이 자료에 의하면, 국가채무비율 1위는 일본이었다. 국가채무비율은 국내총생산에서 국가채무가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사진 출처= 하우머치닷넷
사진=하우머치닷넷 캡쳐. '노안' 독자들은 굳이 확대해 보지 마세요.^^

큰 원 형태의 자료 그림은 부채 비율이 높은 국가를 중심에 놓았다. 그림을 들여다 보면, 자주색 표시로 된 일본이 정중앙에 포진해 있다. 238%? 그렇다. 일본의 국가채무비율이 238%로 나와 있다.

몇 해 전 재정 위기를 겪은 그리스(182%, 일본 바로 왼쪽)가 2위로 나타났다. 한국은 어떨까. 큰 원에서 좀처럼 찾기 어려울 것이다. 힌트를 준다면, 원 바깥쪽 녹색 부분 시계 5시 방향에 한국이 있다. 한국은 40%로 집계돼 있다. 그나마 다행스런 숫자임에 틀림없다.

국가채무비율이 거의 제로에 가까운 곳도 있다. 홍콩(시계 8시 방향)으로, 0.1%에 불과하다. 경제 규모에 비해 중국(시계 12시 방향)은 47%로 양호했다.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 하고 있는 트럼프의 미국(일본 바로 아래)은 100.5%를 기록했다.

그럼, 국가채무비율 238%인 일본이 안고 있는 장기채무 액수는 얼마나 될까. 짐 로저스 회장은 이렇게 말한다.

<장기채무 잔고(2017년말 시점)는 지방을 제외하고, 국가채무만 약 898 조엔(한화 약 9101조 9000억)에 이른다. 빚을 갚기 위해 채권을 발행하고 그 빚을 갚기 위해 다시 채권을 발행하는, 어쩔 수없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

짐 로저스 회장은 이어 “빚을 갚기 위해 미래 세대가 부담을 강요받고 있는 셈”이라며 “일본 같이 부채가 큰 나라는 항상 심각한 모습의 '종언'을 띠는데, 이는 모두 역사가 가르쳐 준다”고 했다.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와 더불어 세계 3대 투자자로 불리는 짐 로저스 회장. 그는 ‘리듬을 밟는’ 역사의 특성을 들어, 일본 경제에 따끔하게 조언 하고 있다.

그런데, 북한이 아닌, 경제 난제가 산적한 한국에는 왜 이런 쓴소리를 해주지 않는 걸까. 애정이 없어서? 아니면, 투자 대상이 아니어서?

이에 대한 물음은 우리 스스로에게 던져 봐야 할듯하다. <에디터 이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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