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카레 회사의 발빠른 벤치마킹
일본 카레 회사의 발빠른 벤치마킹
  • 에디터 김재현
  • 승인 2019.10.05 18: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브랜드 네이밍 이야기: 카레의 어원 등)

① 카레가 인도 음식이 아니라구?

(카레의 영어식 표기는 커리(curry)다. 여기서는 편의상 카레로 하겠다.) 흔히 카레는 인도 음식이라고 알고 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인도 델리대에서 석박사 유학을 한 이옥순 교수(전 연세대 연구교수)는 “인도에는 우리가 말하는 카레가 없다”고 했다. 이 교수는 오래전 ‘인도에는 카레가 없다’(책세상)는 책에서 이렇게 쓰고 있다.

<“인도에 오래 살았으니 카레는 실컷 먹었겠군요?”(중략)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고 몽골에는 칭기즈칸 요리가 없듯이 인도에는 우리가 말하는 카레가 없다.>(218쪽)

② 카레의 어원은 뭘까?

이옥순 교수는 <카레라는 이름은 양념이 많은 풍성한 인도 음식을 지칭하는 영어권 명칭이다. 어원은 소스라는 뜻을 지닌 타밀어 ‘카리’(kari)라는 것이 지금까지의 정설이다.>(같은 책 218쪽)

③ 카레는 언제부터 생긴 걸까?

<카레가 최초로 언급된 때는 477년이다. 여행자들은 마우리아 왕조 시대에 인도에 온 그리스 대사 메가스테네스의 ‘견문록’을 인용하여 이렇게 기록했다. “상 위에는 황금색의 음식이 놓여 있다. 그것을 밥에 붓고 거기에 각종 고기를 얹어 먹는다.”>(같은 책 218쪽)

④ 카레는 왜 노란색일까?

이 교수는 “카레의 맛은 25가지의 양념을 섞어서 낸다"며 "가장 널리 알려진 양념은 크로커스 꽃에서 나온 사프란으로 노란색을 낸다”고 했다.

⑤ 커리(curry)는 왜 카레가 됐을까.

 한국에서 쓰는 카레라는 말은 일본인들이 커리(curry)를 카레(カレー)로 부르면서 그렇게 굳어졌다. 맛 칼럼니스트 박상현 작가는 ‘일본의 맛: 규슈를 먹다’(따비)라는 책에서 “커리(curry)라는 용어는 영국 회사 C&B(크로스 앤드 블랙웰)가 영국식 마살라(Masala: 인도의 혼합 향신료)를 개발하면서 제품명으로 처음 사용한 것”이라고 했다. 일본인들은 이 커리를 일본식으로 카레라고 읽었다.

⑥ 영국으로 카레가 넘어간 건 왜일까?

<마살라를 1772년 영국에 처음 소개한 이가 동인도회사의 직원이자 훗날 초대 인도 총독이 되는 워런 훼이스팅스(Warren Hastings)였다. 하지만 정향, 육두구, 회향, 고수, 바질, 오레가노, 강황, 커민 등 다양한 향신료를 조합해 기호에 맞는 마살라를 만드는 것은 영국인에게는 불가능에 가까웠다. 이에 착안해 최초로 ‘커리파우더’(Curry Powder)를 개발한 회사가 영국의 C&B였다.> (‘일본의 맛: 규슈를 먹다’ 35~36쪽)

이 C&B와 그들의 제품을 재빠르게 벤치마킹한 게 일본이다. 박상현 작가는 “17세 때 카레를 처음 맛본 야마자키 미네지로라는 사람은 C&B를 모델로 3년의 시행착오 끝에 1923년 ‘일본식 마살라’라 할 수 있는 카레파우더 개발에 성공했다. 브랜드 역시 C&B와 유사한 S&B(선 앤드 버드)를 채택하게 된다”고 했다. <에디터 김재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