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폴로 우주비행사들이 ‘3주 격리’됐던 사연
아폴로 우주비행사들이 ‘3주 격리’됐던 사연
  • 에디터 이재우
  • 승인 2020.04.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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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탐사 후 지구로 복귀한 아폴로 11호 승무원들이 격리 시설에서 당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축하 방문을 받고 있다. 사진=NASA.

“엉덩이를 붙인 채 문을 잠그고 있습니다”(Lying on my ass and locking the door)

나이 아흔의 버즈 올드린(Buzz Aldrin)은 미국 과학전문 매체 ‘아스테크니카’(arstechnica)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당신을 보호하기 위해 어떻게 하고 있느냐?”(Buzz, what are you doing to protect yourself from the coronavirus?)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버즈 올드린, 이 사람은 누굴까? 그는 지금은 평범한 미국 소시민이지만, 한때는 미국의 영웅이었다.

버즈 올드린은 1969년 7월 인류 최초의 달 탐사선 아폴로 11호에 탑승했던 세 우주비행사(닐 암스트롱, 마이클 콜린스, 에드윈 버즈 올드린) 중 하나다. 이 전설적인 우주비행사 역시 코로나 사태의 와중에 외출을 금한 채 자택에 머물고 있다.

격리 중인 미국인들에 대한 버즈 올드린의 충고

‘아스테크니카’는 18일 <격리 중인 미국인들에 대한 버즈 올드린의 충고: Buzz Aldrin has some advice for Americans in quarantin>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기사는 50년 전 버즈 올드린이 ‘특별한 격리’를 경험한 사람이라는 것을 전하면서 ‘올해로 만 90세를 맞은 버즈 올드린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가장 위험군 범주’라는 사실을 주지시키고 있다. 그렇다면, 버즈 올드린은 과거 어떤 특별한 격리를 당했을까.

때는 1969년 7월 16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장소는 플로리다 주 케네디 우주센터. 이날 아폴로 11호를 탑재한 새턴 V로켓이 달을 향해 발사됐다. 이 우주선에는 선장인 닐 암스트롱을 비롯해 마이클 콜린스, 에드윈 버즈 올드린이 탑승했다.

버즈 올드린 등 세 승무원은 격리시설에서 아내들과 만나야 했다. 사진=NASA

달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 우려 우주비행사 격리

이륙 5일 뒤인 7월 21일, ‘이글’이 사령선 컬럼비아와 안전하게 분리돼 달 착륙에 성공했다. 닐 암스트롱은 달에 역사적인 첫 발을 내딛었고 7월 24일 사령선 컬럼비아는 지구로 귀환했다. 세 우주비행사는 태평양 해상에 떨어져 해치를 열고 나왔다. 하지만 그들은 인류 최초로 위대한 업적을 이루고 돌아왔지만 곧바로 축하받을 수 없었다.

나사(NASA)는 우주선 발사 전, 달의 외계 병원체나 바이러스 등이 조금이라도 유입된다면 지구의 생명이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 믿었다. 자칫하면 위대한 업적이 '달의 재앙'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나사는 달 표면과 암석에서 묻어왔을 지 모르는 세균(Moon germs)을 우려해 우주비행사들을 3주간 격리조치 했다.

MQF(Mobile Quarantine Facility)라는 격리 시설

우주비행사들은 태평양에서 떨어진 캡슐에서 MQF(Mobile Quarantine Facility)라는 격리 시설로 옮겨졌다. 여기엔 수면실, 거실, 부엌, 욕실이 딸려 있었다. MQF는 USS 호넷 항공모함에서 펄 하버 해군 기지로, 다시 존슨 우주센터의 안전한 시설(Lunar Receiving Laboratory)로 이동됐다. 버즈 올드린 등 세 승무원은 MQF 안에서 격리된 상태로 유리창을 통해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축하 방문을 받았으며, 아내들과도 해후했다.

21일간의 격리가 끝난 8월 13일이 되어서야 세 승무원은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축하 퍼레이드를 펼칠 수 있었다. 아폴로 11호 이후 아폴로 12호, 14호의 승무원들도 동일한 격리 절차를 거쳤다. 외계에 의한 감염 흔적이 발견되지 않자 격리 조치는 아폴로 15호부터 해제됐다. <에디터 이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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