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의 SriLanka Talk/ 코코넛 위스키 한잔 하실래요?
김성진의 SriLanka Talk/ 코코넛 위스키 한잔 하실래요?
  • 김성진 작가
  • 승인 2021.12.14 14:26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맛있는 음료, 건강한 오일, 위스키(Arrack) 등 코코넛의 쓰임새는 천 가지에 이른다. 

코코넛, 동남아-서남아에서 다양한 이름으로 불려
<스리랑카=김성진 작가>동남아나 서남아 지역을 여행하다 보면 하늘로 향해 길게 치솟은 나무를 쉽게 볼 수 있다. 이 나무는 지역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데, 말레이어는 ‘포콕 세리부 구나’(pokok seribu guna: 천 가지의 쓰임새가 있는 나무)이고, 필리핀 사람은 ‘하늘의 나무’, 인도네시아에서는 ‘풍요의 나무’ 여기 스리랑카에서는 ‘생명의 나무’라고 부른다. 인도에서는 칼파브릭샤(Kalpavriksha)로 칭송되는데, 인간의 모든 필요를 충족시키는 신화적인 나무라는 뜻이다. 

찡그린 원숭이의 얼굴을 닮았나요?

오늘날 나무의 열매를 ‘코코넛’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역시 식민의 슬픈 역사와 함께한다. 16세기 스리랑카 섬에 당도한 포르투갈과 스페인 탐험가들은 높은 나무에 달린 열매를 발견하고는 생긴 모양에 따라 이름을 붙였다. 그들의 언어에는 코코(coco)라는 민간전승에 나오는 유령이나 마녀를 뜻하는 말이 있고, ‘얼굴을 찡그린 원숭이’라는 뜻의 코카(cocar)라는 말이 있다. 코코넛 열매를 해체하다 보면 결국 만나게 되는 모습이 찡그린 원숭이 같기도 하고 깜찍한 유령의 모습이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리라.

스리랑카에서 ‘생명의 나무’로 불리는 코코넛 야자수.

코코넛은 동남아시아와 스리랑카가 원산지이다. 코코넛 재배 면적은 39만 4836ha로 스리랑카 전체 농경지의 19.26%를 차지하며 코코넛 재배 농가의 75%가 중소규모 재배농이다. 코코넛 재배는 약 835,000명의 직간접적인 생계수단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가 2018년 12월에 발표한 수치에 따르면, 스리랑카는 2,623천톤의 코코넛을 생산하여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코코넛 생산국이다. 2020년 스리랑카 코코넛 산업의 수출액은 650만 달러였다. 2020년 스리랑카에서 생산된 코코넛 열매 2,700만 개 중 80% 가까이가 현지에서 소비됐다.

한번 올라가 볼까나?

스리랑카, 세계 네 번째로 큰 코코넛 생산국
코코넛은 스리랑카인 하루 식단의 평균 칼로리 섭취량의 15%를 책임지고 있다. 코코넛 속살의 흰 부분은 잘 말려서 코코넛 오일, 코코넛 밀크, 코코넛 식초를 생산하는 원료로 쓰고, 껍질은 활성탄, 코이어 로프, 비료, 단열재를 생산하는 데 사용된다. 그리고 꽃은 코코넛 수액 음료를 얻을 수도 있고, 수액을 건조하여 응고되면 코코넛 설탕이 생긴다. 그리고 나무의 뿌리는 끓여서 염료를 얻고. 

코코넛 양배추라고 불리는 부드러운 안쪽 줄기와 끝부분의 싹은 사람들에게 별미로 여겨진다. 노랗고 반짝이는 어린잎들은 결혼식 피로연, 풍성한 파티, 집들이, 하물며 장례식 같은 경우에도 장식으로 사용된다. 성숙한 잎들은 바구니를 만들기도 하고 가난한 집들의 칸막이 또는 지붕으로 쓰인다. 잎의 가운데 부분은 양쪽의 잎날을 제거한 후 빗자루로 만든다. 어느 것 하나도 버릴 게 없다.

 

코코넛의 하얀 속살. 

카펫, 깔개, 매트, 가방, 장식품, 도어 매트 또는 벽걸이 제품들은 코코넛의 또 다른 제품들이다. 코코넛 껍질(탄화탄)은 활성탄을 생산하기 위한 나라에 수출된다. 스리랑카로부터 코코넛 부산물을 기반으로 하는 제품을 수입하는 국가는 70개국 이상이며 제품의 90%는 미국, EU, 캐나다, 호주, 일본, 중동, 한국, 영국, 네덜란드, 독일의 소비자를 위해 제조된다.

자연 유전학 의사이자 책 ‘코코넛 오일의 치유 기적’의 저자인 미국 의학저널 작가 브루스 파이프 박사는 코코넛 오일이 지구상에서 가장 건강한 식용유라고 말한다. 그의 말을 더 들어보다. “코코넛 지방의 50% 이상이 중간 사슬 지방산인 라우르산이다. 그것은 인간이나 동물의 몸에서 모노라우린으로 전환되는 추가적인 유익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모노라우린(Monolaurin)은 인체에서 HIV, 헤르페스, 인플루엔자, 기타 병원성 박테리아와 같은 지질 코팅 바이러스를 파괴하기 위해 사용하는 항바이러스, 항균, 항로토존 모노글리세리드이다. 코코넛 오일은 건강에 안전한 고밀도 지질(HDL)을 가지고 있다. HDL은 콜레스테롤을 제거하고 간으로 운반하여 몸에서 콜레스테롤을 씻어낸다. HDL은 높은 수준의 콜레스테롤이 심장병과 뇌졸중의 위험을 줄일 수 있어서 좋은 콜레스테롤로 알려져 있다.” 

스리랑카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코코넛 생산국이다.

코코넛 위스키 ‘아락’(Arrack)에 빠져들다
게다가, 스리랑카는 세계에서 가장 큰 코코넛 아락(Arrack, 코코넛 위스키) 생산국으로 2020년에는 5천만 리터를 만들었다. 아락은 코코넛의 꽃에서 채취된다. 자른 꽃에서 흘러나오는 희끄무레한 액체는 당분과 효모 함량이 매우 높아서 채집된 즉시 발효되기 시작한다. 이 단계에서 마실 수 있는 것이 한국의 막걸리처럼 생긴 ‘라’라고 하는 음료이다. 순하지만 알코올 함량이 5~7% 되는 시큼털털한 맛이 나는 기막히게 좋은 음료이다. 

왼쪽 위스키병에 담긴 술이 코코넛으로 만든 술 아락(Arrack)이다. 

그런 다음 위스키나 브랜디처럼 알코올 도수가 60%가 넘을 때까지 증류한 후 물을 첨가하여 다시 40%로 낮춘다. 증류 과정은 24시간 이내에 완료된다. 인공 향료나 재료는 일절 첨가되지 않는다. 숙성은 향미, 질감, 알코올 농도에 따라 15년이 걸릴 수 있다. 일단 숙성해지면, 아락은 대대로 전해지는 노하우와 회사의 전통을 바탕으로 마스터 블렌더들에 의해 혼합되어 최종적인 결과를 만들어낸다. 스리랑카인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아락을 마셨는지는 정확히 알 길이 없지만, ‘아락’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술 중 하나로 여겨진다고 학자들은 말한다.

술을 싫어하지 않는 필자가 마셔본 ‘아락’의 맛은 설명하기는 좀 어렵지만 위스키와 럼주 사이 어디쯤에 있는 맛. 달지도 않고 떫은맛도 아닌 바닐라 민트처럼 아주 멋진 맛?. 필자는 내일 남쪽 지방으로 여행을 떠날 것이다. 친구를 만날 터인데 그는 또 반드시 ‘아락’을 곁들인 저녁 식사를 준비할 텐데. 어쩌나….

부러워하지 마시라. 그러면 지는 것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Jaice 2023-03-30 13:34:52
선생님 좋아하사는 음료수☝

박병철 2021-12-14 15:27:39
코로나가 빨리 끝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