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슬로건/ Together we’ll go far
글로벌 기업 슬로건/ Together we’ll go far
  • 에디터 이재우
  • 승인 2021.04.02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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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역마차가 상징인 미국 대형 은행 웰스 파고(Wells Fargo & Company)는 수표에 재활용 종이를 사용한 금융권 최초의 은행이었다. 
2. 1970년대 종이 쓰레기 줄이기 프로그램뿐 아니라, 회사 내에 기업책임위원회를 운영했다. 
3. 좁게는 리사이클링 운동, 넓게는 지금 유행하고 ‘ESG 경영’의 발원지라 할 수 있다.  
4. 리사이클링 선도적 기업 중의 하나인 웰스 파고의 슬고건은 Together we’ll go far. ‘우리는 고객과 함께 나아 갈 것이다’라는 의미다. 
5. 웰스 파고를 이야기 할 때 1968~1977까지 10년 간 회장을 지낸 어네스트 아버클(Ernest C. Arbuckle:1912–1986)을 빼 놓을 수 없다. 이번 글로벌 슬로건 시리즈는 웰스 파고 편이다. <에디터 이재우>

서부 개척 시대 역마차로 상징되는 웰스 파고
#. 미국 서부영화에 단골로 등장하는 역마차(stagecoach). 이 역마차를 보노라면 떠오르는 기업이 하나 있다. 웰스 파고 은행(Wells Fargo & Company)이다. 이 웰스 파고의 상징이 역마차다. 

동업자 헨리 웰스와 윌리엄 파고(Henry Wells and William G. Fargo)의 이름을 딴 웰스 파고가 설립된 건 1852년. 웰스 파고는 서부 개척(골드 러시) 당시, 독립적인 역마차(stagecoach) 회사들과 계약을 맺고 황금을 비롯해 중요한 문서, 화물 등을 배달했다. 아울러 역마차를 이용해 어음, 대출 업무를 하는 이른바 ‘이동식 은행 점포’를 운영했다. 이를 반영하듯, 과거 발행된 수표엔 석양을 향해 달려가는 역마차가 그려져 있다. (현재 카드에도 역마차 그림/톱 사진)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웰스 파고(Wells Fargo & Company)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 시티그룹(Citigroup), JP모건 체이스(JPMorgan Chase)와 함께 ‘미국 4대 은행’ 가운데 하나다. 시가총액 기준으론 은행권 중 1위다. 비교적 최근엔 △캘리포니아 바클레이 은행(Barclays Bank of California/1988년) △알래스카 국립은행(National Bank of Alaska/2000년) △와코비아(Wachovia Corporation/2008년) 인수를 통해 거대 금융서비스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런 웰스 파고는 수표에 재활용 종이를 사용한 금융권 최초의 은행이었다. 오늘날 유행하는 ‘리사이클링’의 시초인 셈이다. 회사의 슬로건은 Together we’ll go far. ‘우리는 함께 나아갈(성장할) 것이다’라는 의미. 이 슬로건의 go far는 회사의 이름 뒷자(Fargo)를 거꾸로 배열한 것이다. 센스있는 작명.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을 톱으로 키운 어네스트 아버클(Ernest C. Arbuckle:1912–1986). 건물은 스탠퍼드대. 어네스트 아버클은 10년 동안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학장을 지낸 후 웰스 파고 회장으로 옮겼다.

웰스 파고 10년간 회장 지낸 어네스트 아버클
#. “나는 거의 의자에서 떨어질 뻔했다.”(I almost fell out of my chair). 10년간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학장을 지낸 어네스트 아버클(Ernest C. Arbuckle)은 1968년 웰스 파고의 사장 리처드 쿨리(Richard Cooley)로부터 은행 회장을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고 깜짝 놀랐다.. 어네스트 아버클이란 인물부터 먼저 살펴본다.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을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펜실베이니아 와튼 스쿨과 같은 반열에 올려 놓은 이가  바로 어네스트 아버클이다. 그가 스탠퍼드 학장으로 낙점받은 건 1958년. 당시 총장이던 월레스 스털링(J. E. Wallace Sterling:1906~1985)은 사업가를 학장으로 모셨다. 어네스트 아버클은 전 직장(WR Grace & Co.부사장)보다 연봉이 절반에 불과했지만 학장직을 수락했다. 1949~1968년 20년간 총장직을 역임한 월레스 스털링은 스탠퍼드를 ‘서부의 하버드’(the Harvard of the West)로 만들었다. 거기엔 경영대학원을 톱으로 끌어올린 어네스트 아버클의 ‘기여도’도 자못 컸다. 

어네스트 아버클은 재직(1958~1968년) 10년 동안 교수진을 두 배로, 예산을 네 배로 늘리는 등 경영대학원을 미국 최고의 MBA로 만들었다. 1968년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동창회는 그의 이름을 딴 상(Ernest C. Arbuckle Award)을 제정해 비즈니스 리더들에게 수상해 오고 있다.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홈페이지는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현대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은 1958년 아버클과 함께 시작되었다”며 “10년 재직하던 동안 그는 학교가 국제적 명성을 얻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밝히고 있다. 

경영대학원 학장에서 물러난 후 어네스트 아버클이 택한 곳은 은행이다. 다음은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이 발행하는 ‘스탠퍼드 비즈니스 매거진’의 내용이다. 

<스탠포드에서 10년간 일한 후 1968년 아버클은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웰스 파고 은행의 회장직을 제안 받았다. 아버클은 당시 웰스 파고의 사장인 리처드 쿨리(Richard Cooley)과의 대화를 소개했다. 사장은 아버클에게 “은행 회장이 되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아버클은 이렇게 회상했다. “나는 거의 의자에서 떨어질 뻔했다.”(I almost fell out of my chair). 아버클은 “왜 나 같은 사람을 원하죠? 나는 은행가가 아닙니다.”(Why would you want someone like me? I’m not a banker.)라고 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은행가가 되어 웰스 피고에 10년 동안 머물렀다.> 

웰스 파고는  Together we’ll go far를 슬로건으로 사용해 왔다. 아래는 1970년대 재활용 용지로 발행한 수표. 석양을 향해 달려가는 역마차 그림이 인상적이다.

1970년대 초기 리사이클링 선도적 기업
#. 1971년 웰스 파고 회장 어니스트 아버클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모든 조직이 사회적, 윤리적 차원의 문제에 관심과 인식을 가지게끔 그런 환경을 조성할 책임이 있습니다.”(‘웰스 파고 스토리’ 사이트)

어니스트 아버클이 이런 주장을 편 건, 그해 웰스 파고에 12명으로 구성된 ‘기업 책임위원회’(Corporate Responsibility Committee)가 조직됐기 때문이다. 오늘날로 치면, 기업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추진하고 있는 ‘ESG(환경, 책임, 투명경영) 위원회’의 시초라 할 수 있다. 웰스 파고의 위원회는 회사가 새롭게 정의한 사회적 책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의제를 발표하는데, 거긴 재활용 프로그램에 관한 내용도 들어 있었다. 

“가능한 모든 종이를 재활용하고 회사는 재활용 종이와 기타 제품을 최대한 활용한다.”(recycle all paper possible and maximize the company use of recycled paper and other products.)

웰스 파고의 초기 재활용 프로그램은 한계에 부딪혔다. 당시 역마차 그림이 그려진 수표에 재활용 용지를 사용했는데, 종이 질이 거칠고 색상이 선명하지 못했다. 이걸 개선하기 하기 위한 작업이 시도됐는데, 1972년 사탕수수 가공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사탕수수의 당분을 짜고 남은 찌꺼기인 ‘버개스’(bagasse)를 재활용해 수표를 만들었던 것. 

밝은 색상을 유지하는 역마차 수표는 고객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웰스 파고는 당시 2억 장의 수표를 발매하면서 고객들에게 25센트를 생태 프로그램에 투자하도록 권유했고, 1972년 말까지 웰스 파고는 2만 달러 이상을 환경 단체에 기부할 수 있었다. 아울러 웰스 파고는 1976년까지 종이 쓰레기를 팔아 4만8000 달러의 부가 수익을 벌었다.

이런 선한 운동에도 불구하고 ‘멀리 나아가려던’(go far) 웰스 파고의 잰걸음은 2016년 잠시 멈춰서고 말았다. ‘유령 계좌 스캔들’ 때문이다. 웰스 파고 직원들이 6년간 고객 동의 없이 유령 계좌(ghost account)를 만들어 실적 목표를 채워온 사실이 드러난 것. 웰스 파고는 2018년 새로운 브랜딩 작업 등을 진행하면서 이런 ‘흠’을 지워 나갔다. 

(☞1986년 1월 17일 저녁, 미국 캘리포니아 몬트레이 인근 고속도로에서 자동차 사고가 발생했다. 부부가 타고 있던 차가 육교 교각을 들이 받았는데, 부부는 사망했다. 희생자는 73세의 어네스트 아버클과 그의 아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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