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슬로건/ Let's Make Life Delicious
글로벌 기업 슬로건/ Let's Make Life Delicious
  • 에디터 이재우
  • 승인 2022.08.28 10: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Let's Make Life Delicious를 슬로건으로 내건 미국 거대 식품회사 크래프트 하인즈(Kraft Heinz).

1. 미국의 거대 식품회사 크래프트 하인즈(Kraft Heinz)의 실질적 소유주는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다. 버핏의 회사 버크셔 해서웨이가 크래프트 하인즈의 주식 27%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기 때문이다. 
2. 크래프트 하인즈는 수십 종의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는데, 그중 가장 상징적인 브랜드를 꼽자면 아마 맥스웰하우스(Maxwell House)일 것이다. 
3. ‘마지막 한 방울까지 맛있다’(Good To the Last Drop)는 캐치프레이즈로 유명했던 커피 브랜드 맥스웰하우스는 현재 점유율은 미미하지만 그 전설적 힘은 여전하다. 
4. 이런 맥스웰하우스를 거느린 크래프트 하인즈는 Let's Make Life Delicious(삶을 맛있게)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에디터 이재우>

케첩 수요 다시 늘어나면서 크래프트 하인즈 주목
Ketchup Can’t Catch Up(케첩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의 4월 5일자 제목이다. WSJ은 “코로나로 1년 동안 문 닫았던 미국의 많은 식당들이 이제 전국적으로 1회용 케첩 부족에 직면해 있다”면서 케첩과 발음이 비슷한 ‘캐치 업’(catch up)을 동원, 이런 재미난 제목을 달았다.

WSJ은 미국 케첩 시장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식품회사 크래프트 하인즈를 언급하며 “(크래프트 하인즈가) 추가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케첩 생산 규모를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크래프트 하인즈(Kraft Heinz)는 케첩으로 유명한 H.J 하인즈 컴퍼니와 대형 식품업체 크래프트 푸드그룹이 합쳐져 탄생한 전 세계 5위 규모의 다국적 기업이다. 맥스웰하우스 커피, 하인즈 케첩, 필라델피아 치즈 등을 보유한 크래프트 하인즈의 실질적 소유주는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다.

그의 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는 2013년 브라질 사모펀드 3G 캐피탈과 함께 230억 달러(약 26조)을 들여 하인즈를 인수했다. 2년 뒤인 2015년엔 하인즈를 통해 480억 달러(약 54조)을 투입, 크래프트 푸드를 인수합병했다. 

워런 버핏이 하인즈 인수...크래프트와 합병
결과적으로 버핏은 두 회사를 사들이는데 80조에 가까운 돈을 썼다. 당시 두 회사의 매출액이 30조 정도였다는 걸 감안하면 엄청 비싼 값을 치른 셈이다. 심지어 크래프트하인즈는 2018년 4분기 250억 달러(약 28조)라는 큰 손실을 기록했다. 실적 부진에 주가마저 폭락하자 버핏으로서는 본전 생각이 나지 않을 수 없었다. 

워런 버핏은 2019년 2월 25일 CNBC에 출연해 이런 속내를 털어놓았다. “크래프트 하인즈 인수와 관련해 몇 가지면에서 내가 틀렸다. 우리는 크래프트에 지나치게 많은 돈을 지불했다.”(I was wrong in a couple of ways on Kraft Heinz. We overpaid for Kraft)

90세의 투자 귀재 워런 버핏이 대규모 투자 실패를 인정한 건 보기드문 일이다. 그러면서 크래프트 하인즈의 제품군 중 하나인 맥스웰하우스 매각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맥스웰하우스 이야기는 잠시 뒤에 하기로 한다)

버핏 파트너 사모펀드(3G 캐피탈)의 잔혹한 운영 방식
버핏의 투자 오점과 관련, 크래프트 하인즈의 2대 주주인 3G 캐피탈(버거킹 지배주주)의 운영 방식도 도마에 올랐다. 당시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전문가 기고를 통해 “3G 캐피탈의 비즈니스 접근 방식은 무자비하며, 비용 절감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The 3G Capital approach to business is ruthless and revolves around cost-cutting)고 꼬집었다. 아래는 포브스 기사 요약.

“크래프트 하인즈의 모든 직원은 매일 자신의 존재를 '정당화' 해야 한다. 승진(장점 기반)은 빨라졌으며, 실적이 저조한 사람들은 해고된다. 예산은 제로 베이스(낭비요소를 줄이는 방향으로 예산을 새롭게 짬)로 시작하며, 매년 또는 더 자주 가차없이 평가된다. 더 이상 가치가 없다고 판단되면 비용이 잘려나간다. 크래프트와 하인즈를 합병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아 인력이 20%, 간접비용이 40% 감소했다.”

크래프트 하인즈의 브랜드들.

포브스는 “단순히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를 성장시키는 방법에 대한 신선한 아이디어를 테이블로 이끌어내야 한다”(They will have to bring fresh ideas to the table on how to grow the business, not just cut costs)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즈는 3G 캐피탈의 비용 절감 방식을 두고 “비용에 관한 한, 잔인하지만 잘 훈련받은 공격(brutal but disciplined attack on cost)이라고 표현했다.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구조조정을 3G 캐피탈에 일임하면서 이런 강력한 비용 삭감을 통해 기업 가치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기업의 인수, 합병은 대개 애먼 직원들이 짐을 싸야 하는 가혹한 결과를 초래한다. 비교적 최근의 이런 사례가 버핏 회사 크래프트 하인즈였던 것이다. 

크래프트 하인즈 슬로건 Let's Make Life Delicious
아이러니하게, 크래프트 하인즈는 ‘Let's Make Life Delicious(삶을 맛있게)라는 슬로건을내세우고 있다. 이 회사는 홈페이지에서 “삶을 맛있게 만드는 게 우리의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딜리셔스(delicious)!!!. 비단 음식(식품)에만 국한된 단어는 아니다. 잠시 옆길로 빠져본다. 

우리가 마크 트웨인이라고 부르는 미국 작가 사무엘 랭혼 클레멘스(Samuel Langhorne Clemens:1835~1910)를 예로 들어본다. 식도락가(foodie)에 가까울 정도로 음식을 사랑했던 마크 트웨인은 ‘맛있는 인생’을 강조했다. ‘인생에서 성공하는 비결 중 하나는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힘내 싸우는 것’(Part of the secret of success in life is to eat what you like and let the food fight it out inside)이라며 음식을 찬양하기도 했다. 

마크 트웨인

크래프트 하인즈의 상징적 브랜드 맥스웰하우스
다시 크래프트 하인즈.  이 회사는 수십 종의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는데, 그중 가장 상징적인 브랜드를 꼽자면 아마 맥스웰하우스(Maxwell House)일 것이다. ‘마지막 한 방울까지 맛있다’(Good To the Last Drop)는 슬로건으로 유명했던 커피 브랜드 맥스웰하우스는 현재 점유율은 미미하지만 그 전설적 힘은 여전하다. 

1890년대 미국에서 처음 등장한 커피 브랜드 맥스웰하우스는 납품하던 내슈빌의 지역 호텔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 조엘 치크(Joel Cheek)는 친구 존 닐(John Neal)과 합세해 맥스웰하우스 커피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치크 닐 커피 컴퍼니'(Cheek Neal Coffee Company)를 설립해 대성공을 거뒀다. 

맥스웰하우스 커피

맥스웰하우스 커피의 성공가도엔 특별한 마케팅 전략이 있었다. 1907년 시어도어 루즈벨트 대통령이 내슈벨의 휴양지를 방문해 맥스웰하우스 커피를 마셨는데, “마지막 한 방울까지 맛있군”(Good To the Last Drop)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회사는 그 뒤 1917년부터 이를 캐치프레이즈로 사용했다. 하지만 시어도어 루즈벨트의 말은 와전됐다는 게 미국 작가 마크 펜더그라스트(Mark Pendegrast)의 견해다. 

상술이든 아니든 Good To the Last Drop 캐치프레이즈는 여전히 커피 마니아들의 뇌리에 깊게 박혀 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건, 맥스웰하우스 창업주 조엘 치크(1852~1935)의 인간적 면모다. ‘The History of Coffee and How It Transformed Our World’라는 긴 부제가 붙은 마크 펜더그라스트의 커피 역사 책 『언커먼 그라운드(Uncommon Grounds)』에서 조엘 치크 회사의 한 직원이 회의 중에 조엘 치크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우리 회사에는 보스가 없습니다. 저 테이블 끝에 앉아 계신 아버지가 계실 뿐입니다. 물론 다 알고 계실테지만.”(We have no boss, we have a father sitting down there at the end of the table, and you all know it.)

그런 조엘 치크의 회사 Cheek Neal Coffee Company는 여러 번 주인이 바뀌는 복잡한 과정(포스텀→맥스웰하우스→제너럴 푸드→필립 모리스→크래프트 푸드그룹→크래프트 하인즈)을 거쳐 버핏의 손으로 들어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