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회사/ 발뮤다③…만우절에 신제품 발표
주목! 이 회사/ 발뮤다③…만우절에 신제품 발표
  • 에디터 이재우
  • 승인 2019.03.01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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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뮤다 CEO 테라오 겐(寺尾玄‧46)은 사업 초기에 좀 엉뚱했다. 회사의 첫 히트작인 선풍기 그린팬(Green Fan) 신제품 발표회를 만우절(2010년 4월 1일)에 열었던 것. 이 무슨 뚱딴지 같은 발상이었을까.

하지만 이게 제대로 먹혔다. 그는 “어쩐지 거짓말 같은 이야기(선풍기의 기능)와 잘 어울리는 날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발표회 결과는 어땠을까. 그는 “만우절 날(소비자와 언론사로부터) 회사 전화통에 불이 났다”고 했다.

이 선풍기는 날개가 이중구조로 되어 있어서 속도가 빠른 바람과 느린 바람을 동시에 뿜어낸다. 자연과 비슷한 바람을 구현했다고 한다. 이 선풍기는 일반 선풍기 가격의 10배다. 그런데도 술술 팔려 나갔다. 발뮤다라는 이름을 알리는 효자 상품의 탄생이었다. 이런 발뮤다는 깔끔하고 독특한 디자인을 중시해서 ‘가전업계의 애플’로 불린다.

이렇게 테라오 겐 대표의 성공 전략은 남들과 좀 달랐다. 시장을 보는 눈도 여느 경영자들과는 차이가 났다. 뭘까.

테라오 겐은 예전에 캄브리아궁전(カンブリア宮殿: 테레비 도쿄)이라는 TV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이 있다. 캄브리아궁전은 창업자나 CEO를 인터뷰하면서 성공 전략이나 성장 스토리를 전하는 프로그램이다. 테라오 겐이 당시 이 프로그램에서 강조한 2가지 포인트가 있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①소비자가 그 제품을 가지고 무엇을 하는지 생각해 봅니다. 즉 소비자의 ‘경험’에 초점을 맞춥니다. ②그리고 발뮤다는 기술구현이 가능한가, 불가능한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구현하고 싶은 기능이 있으면 될 때까지 연구하여 만드는 것입니다.”>

기자는 이 말에 두 번 놀랐다. 고등학교 교육도 제대로 마치지 못한 그의 남다른 경영 인사이트에 놀랐고, 그의 집념에 더 놀랐다. 테라오 겐의 위 말을 구체적으로 풀어보면 3가지가 된다. 이는 현재의 발뮤다가 있기까지의 ‘세 단계 과정’과 일치한다.

테라오 겐은 “①물건이 비싸서 안 팔리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을 만들지 않았기 때문에 팔리지 않았다”고 말한다. 사업 초기에는 자신이 만들고 싶다고 생각한 것, 멋있다고 생각한 것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는 “당시 물건이 팔리지 않는 이유를 가격 탓으로 돌리거나, 손님 탓으로 돌렸다”며 “하지만 이 깨달음 후에 개발해서 만든 것이 그린팬(GreenFan)"이라고 했다.

테라오 겐은 또 “②사람들이 갖고 싶은 것은 물건이 아니라, 사용하는 순간의 경험과 체험을 갖고 싶은 것이 아닐까”라며 “물건을 판다는 내 컨셉트가 잘못된 것이었다”고 했다.

그린팬이 유명해지자, 테라오 사장은 만들면 다 팔릴 것이란 생각을 가졌다고 한다. 하지만 창고에 재고가 많이 쌓이기 시작했고, 그런 재고를 보면서 그는 ‘물건을 판다’는 자신의 컨셉트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런 생각에서 다시 탄생한 것이 발뮤다의 유명한 토스터기(BALMUDA The Toaster)다. 그는 “③오감으로 느껴지는 것을 ‘기쁨’으로 까지 승화시키지 않으면, 고객의 마음에 남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대한 테라오 겐의 설명을 덧붙이면 다음과 같다.

<결국, 전 인류가 원하는 것은 ‘멋진 인생’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은 체험이 쌓여서 이루어지는 것이고, 그런 체험 하나하나를 조금이라도 멋지게 만들어 주는 것이 (우리 같은) 메이커가 할 일입니다. 그게 가능한 할 수 있는 최대의 사회공헌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물건보다 체험’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시간’이라는 개념에 있습니다. 디자인이 좋은 가전에는 아름다움이 포함되어 있지만, 그 아름다움으로 인한 기쁨은 일순간입니다. 소비자가 제품을 사용하는 순간 ‘얼마나 기뻐하는가, 얼마나 놀라워하는가’ 그게 중요합니다. 여기에는 ‘시간’이라는 개념이 필요합니다. 그 시간을 ‘축’으로 한 사고방식이 제가 ‘물건보다 체험’이라고 말하는 이유입니다.>

테라오 겐 대표의 인사이트와 성공 전략을 정리하면 철저하게 ᐅ소비자의 생각 ᐅ소비자의 체험 ᐅ소비자의 시간 ᐅ소비자의 오감으로 압축된다. 제품을 만드는 메이커의 생각은 과감하게 걷어내야 한다는 결론이다. <에디터 이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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